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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여행 제주도 한달살이 후기 2편, (법환동에서 보낸 겨울과 첫 무늬오징어)

by bluecityman 2026. 6. 7.

1.법환동

월정리에서 한 달, 서귀포 돔베리조트에서 한 달을 보낸 뒤 우리는 또다시 짐을 쌌다. 이번 목적지는 서귀포 법환동이었다.

제주 한달살이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줄 알았지만, 막상 살아보니 지역마다 분위기가 달라 새로운 곳에서 지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월정리, 서귀포, 그리고 법환동으로 이어지는 작은 이사가 계속됐다.

한달살이의 낭만만 생각했다면 오산이었다. 숙소를 알아보고 계약하고, 짐을 싸고 옮긴 뒤 다시 정리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도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며 동네 슈퍼를 찾고, 산책길을 익히고, 맛집을 알아가는 과정은 여행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요즘은 숙소 예약 앱이 잘 되어 있어 사진만 보고도 예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진과 실제 모습은 생각보다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제주도는 바다 전망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내세운 숙소가 많은데, 한달살이나 장기 체류를 계획한다면 풍경보다 생활 편의성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제주시나 서귀포시 적어도 면단위 마트,병원,은행등에서 5분 내지는 15분 이내의 거리에 숙소를 정해야좋다.가까울수록 좋다.아름다운 풍경도 좋지만 장기 체류는 무엇보다 편의성 위주로 가야한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제주에서 지냈던 기록이다.

12월의 제주 날씨는 생각보다 거칠었다. 제주라고 하면 따뜻한 남쪽 섬을 떠올리지만 겨울의 바람은 만만치 않았다. 눈도 자주 내렸고 바람도 거셌다. 기대했던 낚시 역시 날씨 때문에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펜션 앞 작은 텃밭의 상추는 추위를 이겨내며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토끼처럼 상추를 뜯어 먹으며 겨울을 보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소소한 즐거움이 참 기억에 남는다.

서귀포 올레시장의 매력

법환동에서 살면서 가장 자주 찾은 곳은 단연 서귀포 올레시장이었다.

시장을 걷다 보면 싱싱한 갈치와 회, 각종 해산물이 가득했고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특히 아내가 가장 좋아했던 음식은 제주식 미니족발인 아강발이었다. 낚시를 가지 못하는 날이면 아강발을 사 와 한라산 소주 한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다.

딱새우와 뿔소라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육지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제주에서는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었다. 어느새 아내는 시장 상인들과 얼굴을 익힐 정도로 단골이 되어 있었다.

제주 한달살이의 즐거움 중 하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현지 시장을 이용하며 생활하는 경험이었다. 여행객으로 왔다면 몰랐을 일상을 조금씩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2.겨울

크리스마스이브에 처음 낚은 무늬오징어
직접 만든 무늬오징어 초밥

법환동에서의 겨울은 먹는 즐거움도 컸다.
제주 오일장에서 구입한 황토 화로는 그해 겨울 최고의 구매품이었다. 화로 위에 군고구마와 군밤을 올려놓고 익혀 먹기도 하고, 뿔소라를 구워 먹기도 했다.
창밖으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화로 주변에 둘러앉아 따뜻한 음식을 먹고 있으면 그 자체로 행복했다. 그리고 그 곁에는 늘 한라산 17도가 함께했다.

3.첫 무늬오징어를 만나다.

제주에 내려온 뒤 꾸준히 낚시를 다녔지만 무늬오징어는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장비도 사고, 전갱이 미끼도 잡고, 여러 포인트를 찾아다녔지만 번번이 허탕이었다. 그러다 202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에 드디어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다.

입질이 들어왔고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무늬오징어였다.

두 달 넘게 이어진 도전 끝에 얻은 결과였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함께 회를 떠 먹고, 초밥으로도 만들어 먹고, 버터구이도 해 먹었다. 아내는 한 점 먹더니 웃으며 말했다.

"가서 또 잡아와."

그 말 한마디에 그동안의 고생이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제주살이의 즐거움

법환동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시장에 가고, 동네 식당을 찾아다니고,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고, 때로는 낚시를 하며 보낸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돌이켜보면 제주 한달살이의 진짜 매력은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제주 사람들처럼 하루하루를 살아보는 경험에 있었던 것 같다.

월정리와 서귀포를 거쳐 법환동까지 이어진 제주 생활은 어느새 세 달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법환동과 보목동 일대에서의 생활, 그리고 제주에서 보낸 또 다른 겨울 이야기를 이어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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